1922년 11월 26일, 하워드 카터가 왕가의 계곡에서 투탕카멘의 무덤을 발견했을 때, 세계는 고대 이집트의 찬란함에 다시 한번 경탄했다. 특히 황금 마스크에 새겨진 신성문자들은 단순한 장식을 넘어 깊은 종교적 의미를 담고 있었다. 마스크 뒷면에 새겨진 주문은 젊은 파라오가 저승에서 안전하게 여행할 수 있도록 보호해주는 강력한 마법이었다.
""오, 완벽한 존재여, 당신은 라의 배에서 태어났고...""로 시작되는 이 텍스트는 『사자의 서』 151장에서 가져온 것이다. 18행에 걸쳐 새겨진 상형문자들은 투탕카멘이 태양신 라와 하나가 되어 매일 밤 저승을 여행하고 새벽마다 부활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각각의 글자는 금으로 상감되어 어둠 속에서도 빛을 발했다. 고대 이집트인들에게 빛은 곧 생명이었고, 황금은 신들의 살과 같은 불멸의 물질이었다.
투탕카멘의 무덤에서 발견된 다른 유물들에도 수많은 상형문자가 새겨져 있었다. 황금 옥좌의 등받이에는 태양신 아텐의 광선 아래 앉아 있는 투탕카멘과 아내 안케세나멘의 모습이 그려져 있고, 주변에는 두 사람의 이름이 카르투시 안에 정교하게 새겨져 있다. 특히 흥미로운 것은 투탕카멘의 이름이 여러 차례 수정된 흔적이다. 원래 투탄카텐이었던 이름이 투탕카멘으로 바뀐 것은 종교 개혁의 역사를 보여준다.
무덤 벽화에 그려진 장면들도 모두 상형문자로 설명되어 있다. 오시리스, 아누비스, 호루스 등 저승의 신들이 투탕카멘을 맞이하는 모습, 파라오가 저승의 여러 관문을 통과하는 과정, 마지막으로 영생을 얻어 신이 되는 장면까지. 각각의 그림 옆에는 해당 상황을 설명하는 상형문자들이 빼곡히 적혀 있다.
가장 감동적인 것은 투탕카멘의 내장을 보관한 카노푸스 단지들이다. 네 개의 단지에는 각각 호루스의 네 아들이 조각되어 있고, 그들의 이름과 역할이 상형문자로 새겨져 있다. 임세티는 간을, 하피는 폐를, 두아무테프는 위를, 케베흐세누프는 장을 보호한다. 19세의 나이에 요절한 젊은 파라오를 위한 섬세한 배려가 3300년이 지난 지금도 우리의 마음을 울린다. 이집트상형문자는 단순한 문자가 아니라 영원한 사랑의 표현이었다."?